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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점 들인 홍대 카페

타이거뉴스 2015. 10. 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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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점 들인 홍대 카페·세탁소 들인 편의점 '대박'…왜?

[돈되는 이재형의 창업스토리-12]차별화와 비용우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5)

이재형 경영전략코칭전문가||입력 : 2015.10.05 09:08|조회 : 1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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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퇴직 후 작은 식당이라도 창업을 하겠다고 치자. 그런데 경험도 없고, 자금도 별로 없다. 임대료와 권리금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엄두조차 나질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창업 업종 중 음식업종의 폐업률이 가장 높은 상황이란다.

2013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선 매년 100만개 가까운 자영업체가 창업을 하고 이 중 80만개가량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음식업종이 가장 많았다. 2011년 한 해만 집중적으로 살펴보면, 음식점 18만9000개가 생겨났고, 동시에 17만8000개가 문을 닫았다. 폐업률 94.7%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창업을 감행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감행한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힘겨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그 개념을 비즈니스에 접목해 어려운 창업자들을 돕는 해법을 제시해 승승장구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주)마이샵온샵이다.

마이샵온샵은 매장의 비어있는 시간대를 공유하는 소자본 점포 셰어링(Shar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주점, 호프집, 바 등 비어있는 낮 시간에 다른 창업자가 입점해 영업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저녁에만 영업하는 호프집의 경우 낮에는 텅 비어있어 경제적 손실이 컸는데, 낮에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입점해 장사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이샵온샵은 2014년부터 본격 영업을 개시해 현재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300개 이상의 매물이 등록됐고 점심뷔페, 국수집, 커피숍 등 35개 매장을 오픈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중개 역할 외에 초보 창업자들에게 창업 아이템 추천과 노하우 전수 등도 원스톱으로 제공해 창업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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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샵온샵의 공유경제 기반의 점포 셰어링 비즈니스 모델 /자료제공=마이샵온샵


마이샵온샵의 점포 셰어링 방식을 사용하면 창업자와 기존 점주 모두 비용우위를 구축할 수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윈윈(Win-Win)할 수 있다.
창업자는 기존 매장의 인테리어와 주방설비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매월 일정 금액의 이용료만 지불하면 되므로 창업비용이 낮아진다. 또 소자본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설령 실패한다고 해도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진짜 내 가게’를 차리기 전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매장 점주는 추가 수입이 생기거나 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고, 매출 증가로 매장가치가 상승한다. 또 점심장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담시킴으로써 업주는 점심시간 운영에 따로 신경 쓸 필요 없이 저녁 본업에 주력할 수 있다.

'한 지붕 두 가게' 전략은 창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의 3층짜리 카페 비닷(B.)은 2층 한쪽 구석에 레코드점을 내 주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오랫동안 '홍대 음악문화의 축'을 이뤘던 레코드포럼이 점포 매각으로 문을 닫게 됐고 새 점포를 차리는데 최소 2억5000만원이 필요한 상태였는데, 비닷 측에서 ‘숍인숍(Shop in shop)’을 제안했던 것이다. 그 결과 비닷에는 ‘노래를 들으러 카페를 찾는다’는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고, 2009년 당시 4억원 선이던 매출이 두배가량 올랐다. 또 레코드포럼은 많은 임대료를 내지 않아 더 비싸고 좋은 CD를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서강대 앞 세븐일레븐의 경우 매장 안에 세탁소를 들였다. 주변 대학가에 1인가구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평일·주말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세탁편의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다. 점포 매출의 20%는 세탁소에서 나온다. 세탁물을 맡기러 오는 고객들이 간단한 음료나 먹을 거리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편의점 매출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또 다른 세븐일레븐 매장도 세탁 프랜차이즈 ‘크린스피드’와 가맹계약을 맺고 편의점과 병행운영하고 있는데, 일반 편의점보다 40% 이상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고, 전체 매출에서 세탁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한다.

마이샵온샵은 이러한 니즈와 시장의 흐름을 읽고 '공유경제' 개념을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자 역할을 함으로써 성공 궤도에 올랐다. 마이샵온샵의 이러한 전략을 ‘인터미디어리(Intermediary: 중간자, 중개자) 전략’이라고 하는데, 향후 다루겠다.

원래 ‘공유경제’라는 말은 2008년 로런스 레식 하버드 법대 교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대안을 모색하면서 소유가 아닌 협업과 공유를 통한 소비 개념으로 처음 제시했지만, 이를 현실화시킨 것이 우버와 에어비앤비였다. 이들은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일반인이 자동차와 방, 심지어 여유시간 등 자신이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자원을 타인에게 쉽게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대박’을 터뜨렸다.

2008년 설립된 우버는 택시와 같은 차량을 원할 때 호출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금융 회사들이 우버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우버 기업가치가 약 50조원으로 상승했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방 한 칸에서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7년 만에 전 세계 192개국 3만 4000여 도시로 번져 기업 가치만 10조 원을 호가할 정도다.

이제 우리에게 공유경제는 낯선 용어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이샵온샵과 같은 독창적인 공유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조만간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공유경제 기업이 탄생할 지도 모르겠다.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면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에 나오는 "인간은 모두 외롭다. 연결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이제 해답을 얻었으리라 생각된다. 녹록하지 않은 자영업의 현실 속에서 먼저 안전하게 창업한 후 찬란한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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